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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와 삶

학생 불러 “안마해라” 상습 성희롱···명지전문대 교수·조교 5명 파면 등 중징계

남자 교수 전원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에서 실제로 상습적인 성폭력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교육부 조사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교수와 학생 간 권력관계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상반기 중 전체 대학교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하기로 했다.

교육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명지전문대에 대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성추행·성희롱이 있었음을 확인하고 연극영상학과 전임교원 3명과 시간강사 1명, 조교 1명의 중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학과에서는 모든 남교수가 성추행·성희롱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학과장이던 박중현 교수는 학생들을 편집실같은 곳으로 불러 안마를 시키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안마를 받으면서 “허벅지에 살이 너무 많다”는 등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인 최용민 교수는 2004년 택시에서 술에 취한 척 하더니 극단 동료에게 몸을 기대고 끌어안으며 키스를 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택 교수는 회식자리에 늦게 온 여학생을 포옹하고 토닥이거나 손으로 쳤고, 안광옥 강사와 조교 추모씨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추씨는 박중현 교수의 안마 지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일도 했다.

교육부는 피해자와 목격자 등 37명의 공동 진술서를 토대로 당사자에게 제보 내용, 언론 보도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했다. 명지전문대는 학생들의 증언이 이어지자 이달 초 해당 교원들을 모두 보직해임했다. 교육부는 19일 학교 쪽에 중징계를 요구하고 이들을 전원 검찰에 수사의뢰한다. 박 교수에 대해서는 파면을, 나머지 4명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 사건을 교수-학생 간 학내 권력관계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명지전문대 학생들은 앞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해당 교수들을 고발하며 “성적이나 경력관리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교수들에게 저항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교육부는 앞으로도 비위 정도가 심각하거나 조직적 은폐가 우려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특별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전체 대학교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성폭력 발생이나 예방·대응 등 전반적 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장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분야의 모든 성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